한여름을 뜨겁게 달구던 무더위가 잦아들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가을 공기가 감도는 시기가 오면, 수도권 산객들의 발걸음은 일제히 북쪽으로 향합니다. 경기 포천시와 강원 철원군의 경계에 우뚝 솟은 ‘명성산(해발 922.6m)’은 궁예가 패망의 한을 품고 통곡하자 산도 따라 울었다는 애달픈 구전 설화를 간직한 유서 깊은 명산입니다.매년 이맘때면 정상부 아래 펼쳐진 약 66헥타르(20만 평) 규모의 완만한 고원 분지가 은빛 억새의 거대한 파도로 넘실댑니다. 험준한 최고봉을 무리해서 오르지 않아도 드넓은 억새 평원을 품을 수 있어 가족 단위 나들이객부터 전문 산악인까지 모두를 만족시키는 수도권 가을 산행의 성지로 꼽힙니다. 10월 본격적인 축제 인파로 붐비기 전, 초록빛과 은빛이 오묘하게 교차하는 초가을의 여유로..